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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

기사입력 2021.09.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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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송2.jpg

     

    훌쩍 지난 간 일년
    다시 돌아온 伐草日(벌초일)
    구월 첫째주 일요일
    일년 농사이자 피할 수 없는 주어진 가문의 준엄한 명령 벌초,
    구월에 들자 지지고 볶던 더위도 식어 30°아래로 뚝 떨어지고 살짝 햇살을 가려준 구름 부조 덕분에
    여분의 체력으로 거뜬하게 끝낸 조상님네 벌초작업.
    변동없는 받은 날짜에 계속된 가을장맛비로 은근히 걱정을 하였건만 천만 다행히 어제 오늘
    週末(주말)엔 뚝 그쳐주니 하늘도 성심이 가상타 하여 굽어 살피시는 모양이다.
    옛날이면 불호령이 내리고도 남을 젊은이들의 벌초 참여도가 갈수록 저조하고 점차 관심마져 멀어져 용역 의뢰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가 하면 간소화 명분으로 추석명절 차례상이 번거롭고 일스럽다 하여 벌초날에 가족들이 다 모여 벌초를 끝낸 산소에서 간단히
    祭物(제물)을 준비하여 차례를 대신하는 변칙 제례가 생겨나고 있단다.
    어떤 경우는 시대의 조류에 편성 대소가 합의로 가을 묘사제를 생략하고 벌초날에 미리 전문업소에 주문한 제물을 차려 묘사를 대체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귀뜸이다.
    철없는 후손들이 추모제사를 허례허식쯤으로 폄
    하하고
    점점 간소화 간편화 속도를 높여 부모의 祭祀(제사)마져도 따로 지내다 근년에 와서는 합제를 지내는 가정이 의외로 늘어나고 있단다.
    아직은 찬반이 맞서고 있으나 갈수록 치레와 형식보다는 개개인 편의를 우선, 부담스럽지 않는 가가의 합당한 제도로
    祭禮(제례)문화가 변화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葬禮(화장)문화도 埋葬(매장)에서
    火葬(화장)이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移葬(이장)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 분명할 것이기에 앞으로 십여년 이후면 이맘때 벌초행렬도 보기 드문 광경이 되지 않을까 싶다.
    벌초,
    아직은 힘에 부치고 성가신 거부감이 없지만 언젠가 손 놓을 날이 온다면 선산 재정비 결심을 하게 될 날이 오리라.
    세월따라 유행따라 사는 게
    인생이라지 않던가
    "조상이 법먹여 주냐"는 항변에 마땅한 답변이 생각 나지 않으니 이를 어쩌노!
     
       정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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