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구월이여 안녕!새벽길거리엔 벌써 수북 낙엽이 쌓이는데애꿎은 가을비는 여름 장마처럼 질퍽하다구월 그믐이거늘 갈색 풀밭에 철모르는 파란 새생명이 돋았다봄 여름 가을, 헛갈리는 계절의 혼란속에 코로나의 몸살은 기세등등하고밤을 잊은 귀뚜리는새벽녘에 더욱 애달파라해가 바뀌고 달이 바뀐들고장난 나침판은 사방 분간이 어려우니 낙엽이 가는길이 바람이였구랴오늘이 그믐이라 해지면 새날이 오리니 북쪽 하늘 별을 헤며 시월의서시를 읊는다속살을 채우고도 아직 덜 영근 열매 과실이 덥썩 시월의 품에 옷을 벗는다시월이 오면 잠못드는 秋男(추남)들의 긴...
白露(백로)흰이슬이 맺힌다는 절기 백로.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기러기 날아들고제비 강남으로 돌아가고오가는 만남과 이별수에 미움인지 그리움인지백로 대신 보슬비가 부슬부슬 심란한 아침을 흔든다처서에도 비백로에도 비영그는 농사에는 백해무익이라 했는데밉다하니 우쭐대며 방귀 공세다파란 하늘에 뭉개구름 둥실 떠있고타작마당에 고추잠자리떼맴을 도는 한적한 가실풍경은 언제적 기억인고보내거라 떠나거라툭툭털고구름타고 바람타고먼 피안을 향해소리 질러라 글쓴이 정길수
훌쩍 지난 간 일년다시 돌아온 伐草日(벌초일)구월 첫째주 일요일일년 농사이자 피할 수 없는 주어진 가문의 준엄한 명령 벌초,구월에 들자 지지고 볶던 더위도 식어 30°아래로 뚝 떨어지고 살짝 햇살을 가려준 구름 부조 덕분에 여분의 체력으로 거뜬하게 끝낸 조상님네 벌초작업.변동없는 받은 날짜에 계속된 가을장맛비로 은근히 걱정을 하였건만 천만 다행히 어제 오늘 週末(주말)엔 뚝 그쳐주니 하늘도 성심이 가상타 하여 굽어 살피시는 모양이다.옛날이면 불호령이 내리고도 남을 젊은이들의 벌초 참여도가 갈수록 저조하고 점차 관심마져 멀어져...
天高馬肥(천고마비)독서의 계절ㅡ볕은 아직 따갑지만나무 그늘은 시원하게 열기를 앗아간다성가신 모기의 입도 삐뚤어 지고 시원스레 울어대던 말매미 소리도 뚝 그쳐버린 가을,燈火可親(등화가친) 독서의 계절이 찾아왔다.어느 교수에 따르면 독서는 이유를 달고 먹지 않는 삼시세끼와 같아야 한다.밥 먹는 데 따로 이유가 없듯이 책 읽는데 이유가 불필요하다고 했다.독서가 일상이 되는 경지,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경지가 되었다는 일침이다."무심코 책을 들던 손이 스마트폰만 찾게 되면서 우리는 생각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기계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필요 이상의 호들갑에필요 이상의 과대포장,결과는 허탈과 불신만 남았다뉴스특보(特報)를 내보내며 금방이라도 물폭탄을 퍼불 것 처럼 목소리를 높이던 기상캐스터 긴장 고조에 잔뜩 겁을 먹고 밤잠을 설치며 날밤을 세운 아침은 너무도 평온하다강풍은 커녕 한바탕 소나기가 쓸고간 듯 억울한 아침을 열었다.빗나간 일기예보에 대한 원망보다 무탈하게 스쳐 지나간 기운잃은 태풍이 고맙기만 하다.명색이 태풍이라 성깔을 보일만도 한데 거짓말처럼 순순히 물렀으니 코로나로 힘들어 하는 백성들의 간절한 지성(致誠)이 하늘에 닿았나 보다.어제가 더위가...
중병에 든 세상회복은 커녕 갈수록 태산이라 절기따라 잘도가는 세월,인간세상엔 난리가 나도피고지는 자연의 순리를 누가 거역하리또닥비가 내리는 무거운 아침, 들녁에 나섰드니 잘 자란 벼이삭이 끝을 고르고 있다.가만 내벼려 두면 풍년 농사가 분명한데 점잖게고개숙인 녀석들을 얕보고이즈음 몹쓸 태풍이 초주검으로 몰아가니 산들바람결에도 조심스레 몸을 사린다새떼 쫓던 아이도새떼 지키던 허수아비도사라져 버린 들녁,태풍전야라 했던가곧 닥칠 혼줄에도바람은 한가로이 풀잎새에 누웠고소곤소곤 졸졸 도랑물소리 정겹다. 정길수
~팔월장마~ 燭淚落時에 民淚落이요(촉루낙시 민루낙)歌聲高處에 怨聲高라(가성고처 원성고)장원급제한 이몽룡이 변학도 앞에서 시조한수를 지어 이렇게 읊었다."촛농이 떨어질때 백성들의 눈물도 떨어지고노래소리 드높은 곳에 백성들의 원성도 높다"고 힐난했지만 생일잔치 기생파티에 정신이 팔린 변학도는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촛불이 탄생시킨 이넘의정권(政權)탄생부터가 얄궂고 별난 일였음에도순진한 백성(百姓)들을 선동하여 집권에 성공하였건만공정(公正)과 정의(正義)가 결단나고 국정을 파탄으로 내 몬 저 구겨진 패거리 잔당들.홧김에...
리더로서의 유방의 매력을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첫째로 부하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던 인물이다. 유방은 일방적으로 지시나 명령을 내리는 일은 거의 없고 문제점이나 곤란한 일이 있을 때에는 부하의 의견을 잘 들어보고 최선의 의견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해 결단을 내린다. 둘째는 전공에 대한 보수를 아끼지 않는다. 보수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물욕이 없을 때 가능한 것인데 유방은 전리품을 자신이 하나도 소유하지 않고 전공이 있는 부하에게는 적절한 포상을 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경우 이익이 오르면 그만큼을 보너...
어김없이 봄은 찾아와 난향이 가득하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올해는 여느 해와는 달리 꽃샘추위도 없이 날씨도 어깨동무처럼 포근하다. 추위가 한창 맹위를 떨치는 겨울의 정점을 지나자말자 철모르고 피어난 꽃 이야기를 두고 잠시 어리둥절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자연의 흐름을 누가 알기나 할까? 바야흐로 난초의 향기가 매혹적인 계절이다. 난은 입춘이 지나면서부터 앞 다투어 연초록의 꽃대를 밀어 올리며 만개해 온 집안에 난향을 가득 채우곤 한다. 미녀들의 각선미처럼 스스럼없이 유선형으로 쭉쭉 뻗은 난 잎은 보기부터...
두얼굴ㅡ평상밑에 쪼그리고 앉은고양이가 낙숫물을 지켜보며 눈만 껌뻑이는아침,오는둥 마는둥 게으른 봄비가 성가신지대문앞 향나무 위를 오르락 내리락 참새 한쌍이 시끄럽게 모잘대며 날개를 턴다.갈것인가 말것인가미심쩍은 생각에 연신 하늘만 쳐다본다단석산 봄맞이 초대장이비에 촉촉히 젖었다텃밭 농작물엔 더없이 고마운 비건만산행 벼른 노객에겐 반갑잖은 불청객이라와도 그만 가도 그만핑계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빗물이 버거운 앵두꽃이비틀린채 힘들게 버텨내고 있다세상사 運이란 게 때를 잘 타야 하는법요행은 본래 내것이 아닌 것을기웃대고 탐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