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USB나 외장하드 외에 이동통신 사업자, 스마트폰 제조사, 검색서비스 사업자 등이 제공해 주는 인터넷 공간에도 문서･사진 등을 저장한다. 스마트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때 지도와 공간 데이터를 한꺼번에 다운로드 받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경로 화면만 제공받는다. 저장공간･데이터･프로그램 등을 직접 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소유한 것과 동일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편익을 누린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서비스가 어디서 제공되는지 정확하게 잘 모르고, 대신 인터넷 공간에 떠 있는 마치 구름(cloud) 같은 추상적인 곳에서 제공된다는 것만 느낄 수 있다.

이것이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스토리지･플랫폼･소프트웨어와 같은 ICT 자원을 데이터센터에 대량으로 집적시켜 공유 풀(shared pool)로 만든 다음, 개별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만큼만 분리하여 정보통신망을 통해 가상적이지만 완결된 형태의 서비스로 제공하고 사용량에 비례하는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ICT 자원을 물리적으로 구축･운영하는 방식에 비해 총 비용을 줄이고 상황 변동에 따라 신속하게 필요한 ICT 자원을 재배치할 수있게 해 준다. 또한 디지털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 모바일 기기의 확산,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 고조 등 최근의 ICT 환경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 결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요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정책적 개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육성을 위해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하고, 범정부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을 수립･추진하며, 불필요한 규제들을 개혁하고, 클라우드 보안인증제도와 공공 정보자원의 중요도 구분 제도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낮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72.4% 수준이며, 이는 유럽･일본뿐만 아니라 중국보다도 낮다. 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 이용률도 낮다.

OECD 33개국 종사자 10인 이상 기업의 평균 클라우드 컴퓨팅 이용률은 24%이지만, 한국 기업의 이용률은 12.9%에 불과하여 33개 국가 중에서 27위이다. 민간 클라우드 산업 육성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은 약 8%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연구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공급･수요･이용환경･공공진출 측면으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제안한다.

첫째, 클라우드 컴퓨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개발 및 표준화 지원, 전문인력 양성 지원,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운영 기반 마련 등이 필요하다. 둘째, 클라우드 컴퓨팅의 수요 확대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인식 개선, 국산 서비스･제품수요의 확대가 필요하다. 셋째, 클라우드 컴퓨팅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강화, 보안인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넷째, 공공부문이 민간 클라우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활성화, G-클라우드와 민간 클라우드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제들은 대부분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제8조 보완, 표준화･상호운용성에 관한 제22조 보완, 현장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제14조 보완, 저변 확대를 위한 제19조 보완, 그리고 보안 인증체계의 시행 근거를 기존 고시에서 법률로 전환 등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여기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용도지정을 추가하는 ｢건축법｣ 제2조 개정과 같은 관련 법률의 개정까지 이루어진다면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균형 잡힌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