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2 (일)
白露(백로)
흰이슬이 맺힌다는 절기 백로.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기러기 날아들고
제비 강남으로 돌아가고
오가는 만남과 이별수에
미움인지 그리움인지
백로 대신 보슬비가 부슬부슬 심란한 아침을 흔든다
처서에도 비
백로에도 비
영그는 농사에는 백해무익이라 했는데
밉다하니 우쭐대며 방귀 공세다
파란 하늘에 뭉개구름 둥실 떠있고
타작마당에 고추잠자리떼
맴을 도는 한적한 가실풍경은 언제적 기억인고
보내거라 떠나거라
툭툭털고
구름타고 바람타고
먼 피안을 향해
소리 질러라
글쓴이 정길수